이민자의 삶에서
어느 나라이든 해외에서 이민 1세대로 살아간다는 것은 많은 사연과 아픔, 고통의 시간들이 숨겨져 있다. 그리운 고국을 한 번 간다는 것도 경제적으로나 환경적으로 쉽지 않을 정도로 빠듯한 삶의 연속이다. 목회자나 평신도 모두에게.....
각박하고 자신만 챙기며 살아가기에도 힘겨운 싸움에서 우리가 이토록 행복을 누리며 살아가고 있다는 것은 정말 가치 있는 자부심이다. 친구나 지인들과 대화할 때, 가정교회에 속에 있다는 것, 목자로 섬기며 신앙생활하고 있음에 대한 자부심과 긍지, 신나는 자랑거리가 된다.
목자 컨퍼런스에 간다는 것
1년간 목장을 이끌고 섬긴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 연약한 목장식구들을 밀고 이끌어서 말씀으로 양육하고 문제들을 안고 함께 기도하다 보면 지칠 때도 많고 포기하고픈 순간들이 참 많다. 더구나 VIP를 섬기는 것에는 더 더욱 그렇다.
그래서인지 목자컨퍼런스에 대한 광고가 나오자마자 두 말 없이 지원하는 마음과 손이 빨라진다. 이유는 무얼까? 며칠간 일도 못하고 수입도 당연히 없어지고, 자녀들도 떼어두고, 멀리 비행기까지 타고 가는 이 걸음은 왜 빨라지고 기다려질까?
컨퍼런스에 가 있노라면 그 이유와 목적이 하나하나 밝혀진다.
블루 마운틴, 그리고 동역자들의 만남
멜번, 시드니, 퍼스, 브리즈번, 때로는 뉴질랜드, 곳곳에서 목자, 목녀들이 모여든다. 처음 보는 얼굴에도 무언가 휴가온 듯한 활짝 핀 얼굴들, 그리고 금방이라도 친구가 될 것 같은 열린 마음들이 하나 둘 모여든다.
먹고, 마시고, 대화하는 속에 각각의 사역 속의 응어리들과 회한들이 녹아진다. 같은 마음으로 웃고 울고, 위로와 축복이 이어진다. 시원한 블루 마운틴의 공기가 지친 몸과 마음을 힐링키겨 준다.
간증, 강의를 통한 치유와 회복
나만의 문제라 여겨왔던 이야기들이 다른 교회의 다른 목자, 목녀의 간증을 통해 고개가 끄덕여지고, 늘 씩씩했던 남자들의 눈에서도 이유 없는 눈물이 고이다 흘러 내린다. 그러면서 그들에게 위로와 격려의 박수를 마음껏 보내곤 했다.
“그래, 나만 그런 게 아니었어.”
“그런데 저 분에 비하면 나는 아무 것도 아니었네. 참 장하시다.”
목사님, 강사님들의 강의에서
구수하고, 때로는 강열한 목사님, 강사님들의 말씀에서 웃고, 울먹이는 감동과 함께 새로운 다짐들이 하나하나 생겨난다. 목자, 목녀들의 가슴 속 깊이 파고들며 새로운 다짐들로 자리잡는다. 그간 모자랐던 것들이 속속 밝혀지고 가정교회의 기본에서 멀어지고 무디어졌던 문제들이 노트에 기록되어진다.
“그래, 이대로 다시 시작하자.”
“내가 놓친 게 바로 이거였어. 저렇게 한 번 해 봐야겠어.”
목사님, 목자, 목녀들이 토해주는 열강의 선택 특강에서
나름대로 전도의 노하우와 분가의 노하우, 그리고 리더로서의 자질과 기본기를, 때로는 전혀 생각지 못했던 새로운 스킬들이 보석처럼 캐내어지는 시간이었다. 역시 오래간 묵혀진 목자, 목녀들의 말들은 틀린 게 없다. 먼저 걸어간 선배 목자, 목녀들의 깨알 같은 노하우들이 새로운 도전으로 다가온다.
각 교회마다 색다르게 배울 점들이 참 많다. 내가 미처 몰랐던 사실, 그리고 우리 교회에서는 없었던 일들이 다른 교회에서는 이미 행해지고 있는 일들이 많다. 나의 부족함을 채워주는 선택식 강의는 깨알 같은 목장생활의 팁들이 되었다.
목사님, 사모님들의 섬김을 보며
한국에서도, 호주에서도 가정교회에 속하기 전에는 결코 볼 수 없었던 장면이 여기에 있다. 컨퍼런스 장소에 도착하면서부터 안내를 담당하시고, 등록과 식사 서빙과 배식을 해 주신 목사님, 사모님들의 섬김을 보았다. 목자, 목녀들은 죄송한 마음, 황송한 마음으로 받게 된다.
목자, 목녀들에게 하고 싶으셨던 말들을 호통이나 야단이 아닌 말씀으로 원리를 다시 새겨줌으로 새로운 다짐과 재헌신으로 나아가도록 섬겨주셨다.
그 동안 기성교회에서는 목회자들이 성도들의 섬김을 늘 받는 분위기였다. 성도들이 목회자들을 잘 섬겨야 복을 받는다는 논리에 찌들어 있었다. 그러나 여기서는 반대다. 목회자분들은 목자, 목녀를 섬기고 성공시켜주고, 성장시켜준다. 그 사랑을 받은 목자, 목녀들은 목장 식구들을 또 그렇게 섬긴다. 그럼으로 목장식구들은 또 자신들의 VIP를 섬김으로 목장초대와 영혼구원으로 나아가는 이 기이한 섬김 릴레이가 이어진다.
목자, 목녀들간의 교제에서
서로 알지 못하던 사이임에도 처음 보는 순간 활짝 웃으며 금새 친해지는 이유는 뭘까? 가장 큰 것은 ‘가정교회의 목자, 목녀’라는 ‘동지애’가 아닐까 싶다. ‘우리는 같은 편’, ‘우리는 같은 마음, 같은 목적, 같은 일을 하는 동역자’라는 마음이 이미 꽉 차 있기에 보는 순간부터 헤어지는 때까지 이미 친구였다.
시간만 나면 각자의 교회 이야기, 사역 이야기, 가정 이야기를 나누며 위로와 격려가 쏟아진다. 애들 마냥 함께 사진도 찍고 웃고 떠든다. 정말 허물 없는 대화와 나눔 속에서 하나됨과 동역자임을 확인하는 귀한 시간의 연속이었다. 아마 매년 컨퍼런스를 기다리고 참여하게 되는 이유 중 가장 큰 이유가 동역자들간의 만남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이렇게 몇 년간 계속되다 보니 이제는 컨퍼런스 때마다 아는 얼굴들이 점점 더 많아진다.
낯선 이민자의 땅에서 같은 마음, 같은 사역을 하는 친구 같은 동역자들이 이렇게 많다는 것에 자부심과 이민교회에 소망이 있음을 확신하게 된다.
찬양과 기도를 통해서
비록 이틀밖에는 없지만 저녁 시간의 찬양과 기도시간은 참여자들의 마음을 더욱 뜨겁게 한다. 청소년 캠프에서 있었다던 소리 지르고 뛰며 찬양하는 모습들이 여기에서도 재현된다. 무릎과 관절염을 앓고 있음에도 자신도 모르게 찬양의 열기 속에 빠져 손을 들고 흔들고 뛰며 찬양한다. 분위기 때문이 아닌, 지금까지 나를 이끌어 오신 주님의 사랑과 가정교회에 속해 있다는 감사의 마음, 목자, 목녀라는 섬김의 직분에 대한 기쁨 때문이다.
또한 강의와 간증을 들으며 걸러졌던 부족함 투성이들을 두고 목청껏 부르짖고 다시 한 번 헌신하며 결단하게 된다. 물론 교회에 돌아가서는 식을 수도 있겠지만 여기서 만은 아무런 눈치 보지 않고 마음껏 기도하고 찬양하는 특권을 누리게 된다.
컨퍼런스를 주최하는 교회이기에....
처음으로, 그것도 가장 큰 규모의 컨퍼런스를 주최하다 보니 오래 전부터 여러 일꾼들이 고심하며 기도로 준비했다. 이번엔 장소의 특성상 선택특강의 장소를 찾지 못한다거나 모든 집회를 마치고 자신의 숙소를 찾아가는 데도 어려움이 있었다. 밤새워 준비하고 답사하고, 계획을 짰지만 현장과 또 다른 문제들이 생겨날 때마다 리더들과 팀장들의 발 빠른 대처라 느껴졌다.
가령, 숙소까지 밤늦도록 셔틀버스를 운행하고 넓은 장소를 안내하기 위해 각 코너별 담당자를 배치했다. 문제가 생김과 동시에 해결을 위해 분주하게 뛰어준 목자, 목녀들의 수고가 돋보였다. 다소 힘들었지만 그 힘듦이 결말 부분에서 많은 분들이 은혜 받은 바들을 나누었고 좋은 격려와 위로의 말들로 인해 눈 녹듯 사그라지는 것도 보았다.
그래서 수정교회의 모든 목자, 목녀들이 이번 기회로 자신감을 더 많이 가졌을 것으로 보인다. 큰 일을 치러내는 감당능력이 생겨났다.
개인적으로 영상팀을 맡아 사진과 영상을 찍느라 바빠서 행여 은혜 받는 일에 소홀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는데 봉사하면서도 이렇게 많은 은혜와 도전을 받기는 또 처음인 것 같다.
마무리
마무리하면서 드는 생각은 ‘감사’란 말이 가장 큰 표현인 것 같다. 큰 어려움 없이 큰 행사를 끝낼 수 있었던 수정교회의 하나됨과 충성됨에 감사가 절로 난다.
또한 가정교회를 하는 교회에 몸담고 있음에 엄청난 자부심을 가진다. 같은 기간에 한국에서 동기들이 10명이 패키지 여행을 왔다. 난감했지만 시간을 내어 집으로 초청하여 교제를 가졌다. 그들에게 무얼 이야기 했을까? 처음부터 끝까지 수정교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에 대해 자랑질(?) 했다. 어린이 목장, 청소년 캠프와 목자들의 이야기, 싱글 청년목장의 파워와 든든함, ANW(All Nations Worship-영어회중예배)에 대한 자랑, 가정교회의 파워풀한 이야기, 코로나를 거뜬히 이겨낸 간증들을 풀어냈다. 모두 목사님, 사모님들이라 부러워하며 좋은 교회에서 잘 살아내고 있다며 아낌없이 격려해 주었다.
내 목장, 내 자녀, 내 교회를 언제든지, 누구에게든지, 자신있게 자랑할 수 있어 감사하다. 그래서 교회를 사랑하게 되고 교회를 세워 주시고 이끄시는 주님을 사랑하게 되어 얼마나 감사한지....
마지막으로 훌륭한 섬김을 해 오신 대양주 각지의 목자, 목녀, 목사님, 사모님들이 함께 한 마음으로 기뻐하며 행복을 나눌 수 있어 감사하다. 이런 좋은 일에 짧은 3일간이라도 섬길 수 있어서 더욱 감사하다.
이 모든 영광을 주님께 돌립니다. 아멘~